• [미네르바의집]자립 수당조차 미신청.. '사라진 아이들' 어디 갔을까
  • [보호종료, 새 동행의 시작] 퇴소 뒤 사라진 아이들
  • 정부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게 매달 35만원의 자립 수당을 지급한다. 시설 밖 사회로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32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육시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수당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홀로서기 위한 최소한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을 ‘위기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립준비청년 출신이면서 이들을 돕는 사회적기업 브라더스 키퍼를 운영하는 김성민 대표는 19일 “본인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주변과 연락 자체를 아예 끊는 경우는 없다”며 “성매매나 범죄에 가담하고 있거나 정서적 고위험군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장 이들의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자립준비청년이 월 35만원의 수당을 일부러 신청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혹 수당을 받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이들도 있지만, 이 경우 지급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기 때문에 ‘연락 두절’과는 상황이 다르다. 사회로 나온 자립준비청년의 경우 정서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2020년 실시된 보호종료아동 자립 실태 및 욕구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3104명 가운데 절반인 1552명이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청년을 대상으로 한 자살실태조사보다 3배 높다.  고아권익연대 조윤환 대표는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은 분명히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참담한 신호”라며 “통계에 가려진 숨은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쓰러지기 직전 상태의 자립준비청년들이 꾸준히 상담 요청을 해오고 있다”며 “연락 두절 상태를 방치하는 건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자신이 지낸 시설과 연락을 끊어 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라면 학대가 있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 아동복지시설의 학대 문제 고발에 앞장서 온 조 대표는 “시설 내에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시설을 나오면서 연락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이와 시설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됐다면 학대가 벌어졌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복지시설에선 보통 보호종료를 한 달 앞두고 시설 종사자가 관할 지자체에 수당을 신청한다.  아동복지시설 내에서 아동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것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시설 내부에서조차 아동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이를 은폐하기 위해 신고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수급 대상에는 올라 있지만, 신청은 이뤄지지 않는다.  별다른 사건·사고나 시설과 문제가 없는데도 자립준비청년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도 문제다. 김 대표는 “단순히 지원제도와 관련해 정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사회와 ‘단절’돼 있는 현실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사출처(인용): 김판 기자(입력 2022. 10. 20. 00:04) pan@kmib.co.kr/GoodNews paperⓒ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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